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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주말에 사람을 불러서 두꺼비집을 뜯어내고서야 해결했다

인덕션을 켜자마자 집 전체 전등이 꺼져버린 상황

주말 저녁에 갑자기 집안 불이 다 꺼졌다. 평소처럼 부엌에서 인덕션으로 국을 끓이면서 전자레인지를 동시에 돌렸을 뿐인데 툭 하는 소리와 함께 깜깜해졌다. 처음에는 우리 집만 정전이 된 건지 아니면 아파트 단지 전체가 나간 건지 헷갈려서 현관문을 열고 복도를 내다봤다. 복도 등은 멀쩡하게 켜져 있는 걸 보고 우리 집 내부 문제라는 걸 직감했다. 스마트폰 손전등을 켜고 더듬거리며 집안을 살폈다.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도 멈췄고 보일러 조절기 화면도 꺼져 있었다. 예전에 살던 집에서는 에어컨을 세게 틀어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작년에 이사 온 이 오래된 아파트는 확실히 전기 용량 자체가 좀 약한 느낌이 들긴 했었다.

신발장 뒤에 숨어있던 낡은 배전반의 상태 확인

아파트 분전반, 흔히 두꺼비집이라 부르는 배선함이 어디 있는지 찾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보통 현관 근처에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리 벽을 봐도 안 보였다. 혹시나 해서 현관 신발장 문을 열고 쌓여있는 신발들을 몇 켤레 치워보니 구석 안쪽 벽면에 낡은 플라스틱 커버가 보였다. 신발장 깊숙한 곳에 있어서 손을 뻗기도 애매하고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누전차단기 몇 개가 나란히 꽂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아래로 완전히 내려가 있었다. 다시 위로 올리면 되겠지 싶어서 손가락으로 밀어 올렸는데, 틱 하고 맥없이 다시 아래로 툭 떨어졌다. 몇 번을 반복해도 고정되지 않고 그냥 흘러내리는 걸 보고 차단기 자체가 고장 났거나 어디선가 계속 누전이 되고 있구나 싶었다.

철물점에서 직접 부품을 사서 교체하려다 포기한 이유

인터넷을 찾아보니 차단기 부품 가격은 생각보다 되게 저렴했다. 다이소나 근처 큰 철물점에 가면 제일전기 같은 국산 누전차단기를 몇 천 원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고 했다. 유튜브 동영상을 몇 개 찾아보니까 메인 스위치를 내리고 드라이버로 선 두 개만 풀어서 새 걸로 끼우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작업처럼 보였다. 장갑을 끼고 직접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하지만 신발장 안쪽 좁은 틈에서 어두운 조명 아래 전선을 만지다가 혹시라도 불꽃이 튀거나 감전이 되면 어쩌나 하는 공포심이 몰려왔다. 만약 내가 잘못 건드려서 아파트 메인 전선이라도 합선되면 일이 너무 커질 것 같았다. 괜히 돈 몇 푼 아끼려다 더 큰 사고를 치느니 그냥 전문가를 부르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동네 전업사에 연락해 출장 약속을 잡는 과정의 번거로움

포털 사이트에서 동네 전업사를 검색해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전화를 안 받는 곳이 많았고, 겨우 연결된 한 곳은 지금 출장 중이라 빨라도 저녁 늦게나 갈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세 번째로 연락한 대진전업사라는 곳에서 사장님이 다른 일을 마치고 들어오는 길에 들러주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막상 오시기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서 슬슬 짜증이 났다.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이 상할까 봐 마음이 급해졌는데, 전화로 재촉하기도 뭐해서 그냥 멍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예상보다 훨씬 늦은 오후 늦게야 사장님이 초인종을 누르셨다.

20분 만에 끝난 누전차단기 교체 작업과 지출한 비용

사장님은 오시자마자 장비 몇 개를 들고 신발장 안을 살피셨다. 테스터기로 요리조리 찍어보시더니 차단기 내부 스프링이 노후화되어서 고장 난 게 맞다고 하셨다. 다행히 벽 안쪽 전원선이나 콘센트 매립 부위에는 누전 흔적이 없다고 하셔서 안심했다. 가방에서 새 누전차단기를 꺼내시더니 순식간에 드라이버로 기존 차단기를 떼어내고 새것으로 교체해 끼워 넣으셨다. 방문하셔서 진단하고 작업이 다 끝나기까지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출장비와 부품값을 합쳐서 8만 원을 이체해 드렸다. 인터넷에서 부품만 사면 몇 천 원이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주말에 이 고생을 덜고 안전하게 해결한 비용이라 생각하니 아깝지는 않았다.

교체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고용량 가전 사용에 대한 불안감

차단기를 교체하고 나니 집안 전등도 잘 들어오고 가전제품들도 문제없이 작동한다. 하지만 사장님이 가시면서 한 말씀이 계속 신경 쓰였다. 아파트 자체가 오래되어서 전체적인 허용 전류 용량이 요즈음 나오는 가전제품들을 감당하기엔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요즘 집들처럼 전기용량증설 공사를 따로 하거나 전원선 라인을 새로 까는 케이블포설 작업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한 콘센트에서 여러 고용량 가전을 쓰는 건 피하라고 하셨다. 그래서 요즘은 인덕션을 쓸 때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는 동시에 켜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눈치를 보며 요리를 한다. 근본적인 전기인입공사를 다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내가 조심해서 쓰는 수밖에 없는데, 가끔씩 또 툭 하고 꺼질까 봐 인덕션 버튼을 누를 때마다 손가락 끝이 왠지 머뭇거리게 된다.

“결국 주말에 사람을 불러서 두꺼비집을 뜯어내고서야 해결했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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