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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천장 조명 갈아 끼우다 전기 기사님까지 불렀다

평범한 주말에 시작된 조명 교체

주말 오후, 거실 식탁등이 자꾸 깜빡거려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예전부터 교체해야지 생각만 하다가 미뤄왔는데, 이번에는 진짜로 마음을 먹었다. 동네 마트에서 히포LED 전구 몇 개를 사 와서 사다리에 올라갔다. 사실 뭐 별거 있겠나 싶었다. 그냥 기존 전구 빼고 새 거 끼우면 끝나는 간단한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천장 커버를 열어보니 전선이 엉망진창이었다. 먼지는 잔뜩 쌓여 있고, 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알 수 없는 전선 뭉치들이 튀어나오는데 순간 덜컥 겁이 났다.

생각보다 까다로웠던 호환성 문제

전구를 새로 사서 끼웠는데도 불이 계속 파르르 떨리면서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히 규격이 맞는 걸로 사 왔다고 생각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도통 모르겠다. 검색해보니 안정기 호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요즘 나오는 LED 조명들은 기존 형광등 안정기를 그대로 쓰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데, 무턱대고 전구만 바꾸려고 했던 게 문제였나 싶다. 안정기를 통째로 들어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등기구 전체를 바꿔야 하는 건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식탁등은 구조가 생각보다 단순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천장 안쪽 브래킷 고정 상태가 엉망이라 애를 먹었다.

어설픈 자가 수리의 한계

한 시간 넘게 씨름하다가 결국 전기 기사님을 불렀다. 나 혼자 힘으로 해결해보겠다고 낑낑대던 시간이 억울해지는 순간이었다. 기사님이 오시자마자 하시는 말씀이 요즘 나오는 LED는 방열이 중요한데, 기존에 달려있던 저가형 등기구는 열 배출이 안 돼서 이미 내부 부품이 다 타버렸다고 하셨다. 비용을 물어보니 출장비 포함해서 대략 8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내가 직접 샀던 전구 비용까지 합치면 차라리 처음부터 기사님을 부를 걸 그랬나 싶었다. 전기 접지 상태도 불안정해서 이참에 다 같이 손봐주셨다.

미술관 조명과는 거리가 먼 우리 집 현실

며칠 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 다녀왔는데, 거기 설치된 필립 파레노의 마퀴나 제임스 터렐의 작품들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났다. 빛이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지 실감하고 왔는데, 집에 돌아와서 내가 직접 씨름하고 있는 이 낡은 천장 등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미술관의 그 화려한 조명 기술과 우리 집 식탁등의 현실 사이에는 정말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그곳에서는 빛이 예술이었는데, 여기서는 그저 전기요금 절감이나 하자고 고군분투하는 일상의 숙제일 뿐이니까.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고 나서도 남는 의문

기사님이 작업하시는 걸 옆에서 가만히 지켜봤다. 능숙하게 전선을 정리하고 등기구를 교체하는 모습을 보니 전문가의 손길은 확실히 달랐다. 작업을 마치고 나니 식탁등이 아주 밝고 깨끗하게 켜졌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왜 나는 진작 기사님을 부를 생각을 안 하고 끙끙거렸을까 싶어 조금 허탈하기도 했다. 전등 수리가 단순히 불을 켜는 행위가 아니라, 이렇게까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조명 하나 바꿨을 뿐인데 거실 분위기가 너무 밝아져서 오히려 어색하다. 예전의 그 은은하고 조금 어두웠던 느낌이 아주 가끔 그리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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