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시작된 베란다 등 교체 작업
며칠 전부터 베란다 등을 켰다 껐다 할 때마다 깜빡거리는 게 심상치 않았다. 처음에는 전구가 나갔나 싶어 그냥 방치했다. 그런데 이게 단순한 전구 문제가 아니었다. 어느 날은 아예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베란다에 뭘 가지러 나갔다가 엉겁결에 벽을 짚고 휘청거리기까지 했다. 낮에는 괜찮지만, 밤에 세탁기 돌리러 나갈 때마다 너무 어두워서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집 근처 철물점에 가서 ‘베란다 직부등’을 달라고 했더니 사장님이 요즘은 다 LED로 한다며 1만 5천 원짜리 깔끔한 디자인을 권해주셨다. 사실 인터넷에서 만 원 이하로도 많이 봤는데, 배송 기다리기 귀찮아서 그냥 그 자리에서 사 왔다. 이게 내 고생의 시작이었다.
낡은 등기구를 떼어내면서 느낀 막막함
집에 와서 드라이버 하나 들고 베란다로 향했다. 먼저 두꺼비집을 내려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혹시 모르니 메인 차단기까지 다 내려버리고 핸드폰 조명을 켜고 작업 준비를 마쳤다. 천장에 붙은 기존 등을 떼어내려고 나사를 풀었는데, 이게 웬걸. 나사가 녹이 슬어서 헛돌기 시작했다. 십자드라이버가 자꾸 미끄러지면서 천장 벽지에 흠집만 냈다. 힘을 줘서 비틀어봐도 꿈쩍도 안 했다. 한 30분을 끙끙거리다가 결국 펜치를 가져와서 나사 머리를 꽉 잡고 돌리니 그제야 겨우 빠졌다. 천장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먼지들이 얼굴로 떨어지는데 정말 후회 막심이었다. 그냥 사람을 부를걸 싶었지만, 이미 시작한 일을 멈추기도 애매했다.
전선 연결에서 겪은 예상치 못한 사투
이제 전선을 연결할 차례였다. 천장에서 내려온 선은 두 가닥뿐이었는데, 새로 산 조명의 연결 부위가 생각보다 뻑뻑했다. 천장을 보고 팔을 들고 있으니 5분도 안 돼서 어깨가 뻐근해졌다. 전선을 피복 벗겨서 꽂아 넣어야 하는데, 이게 손가락 끝에 힘이 안 들어가서 계속 빠졌다. 한 번은 제대로 끼운 줄 알고 등을 천장에 고정하려고 나사를 박으려는데, 전선 하나가 툭 빠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다시 올라가서 확인해보니 피복을 너무 짧게 벗겨서 제대로 안 물려 있었던 거였다. 칼로 다시 조심스럽게 피복을 벗기는데, 혹시나 구리선이 끊어질까 봐 손이 떨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무실 LED등 설치할 때 썼던 퀵 커넥터 같은 걸 미리 챙겨뒀더라면 훨씬 편했을 텐데, 너무 멍청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불은 들어왔지만
땀을 뻘뻘 흘리며 간신히 고정까지 마쳤다. 두꺼비집을 올리고 스위치를 켰을 때, 베란다에 환한 불이 딱 들어오는 걸 보니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다. 전선을 너무 세게 꼬아서 넣은 건 아닌지, 나중에 화재라도 나는 건 아닌지 쓸데없는 걱정이 밀려왔다. 옆집 아저씨는 이런 거 그냥 5분이면 한다던데, 나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싶고. 게다가 천장에 낡은 등을 떼어낸 자리에 생긴 얼룩은 새로 단 등이 다 가려주지도 못했다. 예전에는 몰랐던 천장의 지저분함이 조명을 새로 달고 나니 더 눈에 띄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
이번 일을 겪고 나니 청연 같은 곳에서 하는 집수리 서비스가 왜 있는지 알 것 같았다. 비용이 조금 들더라도 깔끔하게 전문가가 와서 설치해주고 폐기물까지 다 가져가면 얼마나 편할까. 이번에 내가 쓴 비용은 1만 5천 원이었지만, 사실 그동안 들인 시간과 어깨 통증, 그리고 괜한 스트레스까지 생각하면 결코 싼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직접 해서 뿌듯한 마음도 아주 조금은 있지만, 다음번에 신발장 센서등이 고장 나면 과연 또 내가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일단 지금은 불이 들어오니까 그걸로 만족하려고 한다. 사실 천장에 박은 나사 하나가 살짝 덜 조여진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지만, 다시 올라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냥 이대로 두기로 했다.

LED로 바꾸는 게 좋으셨네요. 저도 오래된 조명 때문에 고민했는데, 사장님 말씀처럼 LED로 바꾸니까 확실히 편해졌어요.
천장에 먼지 떨어지는 거, 정말 공감했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머리가 지칠 때 많거든요.
나사 녹아서 헛돌면 진짜 짜증나더라구요. 제가 비슷한 경험 한 적 있는데, WD-40 같은 윤활제 쓰니까 훨씬 쉽게 풀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