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에 토스터기를 꽂으려는데 콘센트 구멍 주변이 유독 까맣게 변해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그냥 먼지인가 싶어서 물티슈로 슥 닦아보려 했는데, 전혀 지워지지 않고 오히려 그을음처럼 냄새까지 나는 상황이었다. 이게 도대체 언제부터 이랬던 건지, 아니면 어제 밤새 충전해둔 스마트폰 때문인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사실 나는 전기 쪽은 정말 문외한이라 전등 하나 가는 것도 덜덜 떠는 성격이다. 하지만 사람을 부르자니 콘센트 하나 때문에 기사님을 부르는 게 조금 민망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엉겁결에 시작된 셀프 점검
일단 차단기를 내렸다. 사실 뭐가 무슨 차단기인지 적혀있지도 않아서, 전체 전원을 다 내려버리는 무식한 방법을 택했다. 집안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니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다. 휴대폰 플래시를 비추고 콘센트 커버를 조심스럽게 분리했는데, 안쪽 전선 연결 부위가 살짝 녹아 있는 게 보였다. 15년쯤 된 아파트라 그런지 벽 안쪽의 배선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인터넷에서 ‘전기 접지’나 ‘차단기 내려감’ 같은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다들 위험하다며 업체 부르라는 글이 태반이었다. 그 글들을 읽고 나니 혼자 고치겠다는 마음이 싹 사라졌다.
업체 찾기부터가 일이었다
서울 스위치 교체나 콘센트 수리라고 검색하면 업체들이 정말 많이 나오는데, 사실 어디가 괜찮은지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가격도 부르는 게 값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곳은 출장비만 3~4만 원을 부르고, 어떤 곳은 자재비 포함해서 7~8만 원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냥 일반적인 2구 콘센트 하나 바꾸는 건데 왜 이렇게 복잡한지 모르겠다. 결국 근처 동네 커뮤니티에 물어봐서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연락을 했다. 통화한 사장님은 대뜸 ‘차단기가 자꾸 내려가느냐’고 물어보셨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라서 그냥 부품 교체만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막상 교체는 10분도 안 걸렸다
사장님이 오셔서 작업하시는 걸 옆에서 가만히 지켜봤다. 사실 내가 직접 했으면 큰일 날 뻔했다. 전선 피복을 벗겨내는 것도 그렇고, 접지선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셨다. 내가 걱정했던 것보다 작업 시간은 정말 짧았다. 한 10분 정도 걸렸나? 전선 연결하고 벽면에 다시 고정하는 게 전부였다. 비용은 출장비 포함해서 5만 원을 드렸다. 이게 비싼 건지 싼 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냥 깔끔하게 새 제품으로 교체된 걸 보니 마음이 놓인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사실 근처 조명 가게에서 물어봤을 때보다 조금 더 비쌌지만, 직접 와주시는 수고비를 생각하면 납득이 가기도 했다.
마무리가 찜찜한 이유
모든 게 끝났는데도 한동안은 그 콘센트에 뭔가를 꽂기가 무서웠다. 전자기기를 꽂을 때마다 혹시나 또 타버리는 건 아닐까, 아니면 벽 안쪽 배선이 노후된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사실 제대로 하려면 벽체 배선까지 다 점검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그런 건 너무 공사가 커질 것 같아 그냥 덮어둔 상태다. 주변에서는 노후 아파트면 한번 전체적으로 점검받는 게 좋다고들 하는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당장 당장 문제가 없으니 일단 쓰긴 하는데, 가끔 토스터기를 쓸 때마다 콘센트 쪽을 힐끔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다음번엔 정말 제대로 된 업체에 맡겨서 전체적인 전기 안전 진단이라도 받아봐야 할까 싶기도 하지만, 비용이 얼마나 나올지 생각하면 다시 망설여진다. 수리는 끝났는데 왜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찝찝한지 모르겠다.

유후미예요. 토스터기 때문에 걱정되네요. 벽 배선 점검도 결국 미루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전선 피복을 벗겨내는 게 정말 섬세하게 느껴졌어요. 저도 전기에 약해서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훨씬 안전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