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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 콘센트 하나 고치려다 두 시간이나 허비했다

어제는 정말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짜증부터 났다. 안방에 있는 벽면 콘센트가 언제부턴가 헐거워졌는데, 어제는 아예 플러그를 꽂아도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더라. 처음에는 그냥 플러그 접촉 불량인가 싶어서 이리저리 만져봤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집으로 이사 온 지 5년이 다 되어가고 그동안 너무 험하게 썼나 싶기도 했다. 인터넷에서 대충 찾아보니 콘센트 교체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닌 것 같아서 괜히 사람 부르기도 민망하고, 비용도 아낄 겸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동네 철물점 사장님과의 짧은 대화

퇴근길에 동네 전기재료상에 들렀다. 가니까 사장님이 한가하게 앉아 계시길래 2구짜리 매립형 콘센트를 달라고 했다.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대략 3,000원 정도 줬나. 근데 사장님이 내가 직접 한다고 하니까 눈을 둥그렇게 뜨면서 차단기는 꼭 내리고 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 예전에 카페 인테리어 공사 같은 거 알아볼 때는 배전반 전기 공사는 무조건 전문가한테 맡겨야 한다고 들었는데, 고작 콘센트 하나 바꾸는 거 가지고 호들갑인가 싶다가도, 아까 뉴스에서 봤던 감전 사고 이야기가 떠올라 등줄기에 식은땀이 살짝 흘렀다. 아무튼 친절하게 전선 분리할 때 드라이버 조심하라고 팁까지 알려주셔서 일단은 안심했다.

차단기 내리고 시작한 무모한 도전

집에 와서 일단 현관 옆에 있는 두꺼비집, 그러니까 분전반을 열었다. 차단기가 여러 개 있는데 뭐가 안방 콘센트인지 정확히 모르겠더라. 일단 메인 차단기까지 다 내려버렸다. 갑자기 집안이 어두워지니까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미리 핸드폰 손전등을 켜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콘센트 커버를 일자 드라이버로 쑤셔서 벗겨내는데, 이게 생각보다 빡빡했다. 힘을 너무 주면 벽지가 찢어질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하느라 여기서만 15분은 잡아먹은 것 같다. 막상 내부를 보니까 먼지가 가득해서 헛기침이 계속 나왔다.

전선 연결의 미묘한 복병

드디어 고정 나사를 풀고 콘센트를 밖으로 끄집어냈는데, 생각보다 전선이 짧았다. 이게 문제였다. 전선을 빼내야 하는데 고정 레버가 꽉 물려 있어서 잘 안 빠지는 거다. 손가락 끝이 얼얼해질 때까지 끙끙거리다가 결국 펜치를 가져와서 억지로 밀어 넣고 뺐다. 기존 제품은 하얀색이었는데 새로 산 건 조금 더 튼튼해 보이는 모델이라 색깔이 미묘하게 달랐다. 혹시나 해서 사진을 찍어뒀으니 망정이지, 전선 위치가 바뀌면 큰일 날 뻔했다. 전선 세 가닥을 각각 구멍에 맞게 끼워 넣는데, 이게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육안으로는 확인이 잘 안 돼서 계속 잡아당겨 봤다. 나중에 전선 연결이 느슨하면 열이 나서 화재가 날 수도 있다는 글을 읽어서 최대한 꽉 조여지게 확인하느라 시간을 다 썼다.

다시 전기를 넣을 때의 불안함

다 설치하고 나서 벽에 고정 나사를 박는데, 기존 구멍이랑 위치가 미세하게 안 맞아서 또 낑낑거렸다. 벽 안쪽이 부실한 건지 나사가 헛도는 느낌도 들었다. 나중에 보니 나사산이 조금 갈린 것 같은데 일단 고정은 되었다. 차단기를 올리러 가는데 기분이 묘했다. 이게 진짜 제대로 된 건지, 아니면 전기를 켜자마자 펑 하고 터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밀려왔다. 결국 조심스럽게 스위치를 올렸고, 다행히 불꽃이 튀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테스트로 핸드폰 충전기를 꽂아보니 왠지 모르게 예전보다 더 헐거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 새 제품인데 왜 이러지. 이게 원래 이런 건지, 내가 뭘 잘못한 건지 모르겠다. 일단 전기는 들어오니까 그냥 쓰기로 했는데, 내일 다시 철물점에 가서 물어봐야 할지 고민이다. 전문가들이 하는 작업은 훨씬 깔끔했을 텐데, 괜히 사서 고생했다 싶다가도 일단 꽂히긴 하니까 그냥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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