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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서 타는 냄새가 나서 결국 사람을 불렀다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밤

며칠 전부터 주방 쪽 콘센트가 말썽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밥솥 코드가 헐거워졌나 싶어서 테이프로 대충 감아두고 썼는데, 어제는 갑자기 ‘지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타는 냄새가 났다. 사실 예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단순히 전구만 가는 거라 쉽게 생각했는데, 이건 벽 안쪽 배선 문제 같아 보여서 겁이 덜컥 났다. 밤늦게 당황해서 랜턴을 켜고 콘센트를 뜯어봤는데, 전선이 검게 그을린 걸 보고는 ‘이건 내가 할 영역이 아니다’ 싶어서 바로 덮어버렸다. 괜히 잘못 건드렸다가 불이라도 나면 큰일이니까. 예전에 인테리어필름학원 다닐 때 만났던 형이 집수리 관련해서는 손대지 말라고 했던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집수리 업체 찾기라는 새로운 스트레스

문제는 이제부터였다. 당장 내일 출근도 해야 하는데 전기를 차단해 두니 냉장고가 걱정이었다. 급한 마음에 검색창에 대구 서구 집수리 업체를 검색해 봤다. 너무 많은 정보가 쏟아지니까 오히려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 블로그에 올라온 깔끔한 후기들은 광고 같아서 더 거부감이 들었다. 사실 나는 중고 거래 앱도 찾아봤는데, 거기서 전기 고장 수리해 준다는 개인 기사님들도 보였다. 하지만 나중에 문제 생기면 어디에 책임 소재를 물어야 할지 막막해서 결국 정식 사업자 등록이 된 곳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사무실 랜공사도 아니고 가정집 전기 수리인데, 견적도 제각각이라 가격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진이 빠졌다.

4만 원의 출장비, 그리고 짧았던 작업 시간

다음 날 오후, 예약한 기사님이 오셨다. 처음엔 꽤 복잡한 작업이 될 거라고 예상하고 큰 비용을 지출할 각오를 했다. 그런데 막상 오신 분은 생각보다 젊은 분이었다. 요즘 청년 일자리 사업으로 이런 기술직 배우는 사람들이 많다더니, 꼼꼼하게 장비를 챙겨 오셔서 놀랐다. 결과적으로는 콘센트 내부 단자함 쪽의 연결이 느슨해져서 발생한 과열이었다. 벽체 배관 연결까지 확인하느라 꽤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막상 수리는 20분도 채 안 걸렸다. 출장비 포함해서 총 8만 원 정도를 지불했다. 생각보다 저렴해서 다행이긴 했는데, 겨우 이 정도 작업에 8만 원이라니 싶은 마음도 들었다. 물론 안전을 샀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실리콘 하나 바르는 것도 일이다

기사님이 작업하시면서 주방 싱크대 쪽 실리콘이 다 들떴다고 한마디 하셨다. 물탱크 설치할 때 배관 정리했던 흔적도 보이는데, 이런 거 방치하면 나중에 습기 때문에 전기 쪽으로 문제가 더 크게 올 수 있다고 했다. 귀찮아서 미루고 있었는데, 집수리가 정말 끝이 없구나 싶었다. 도배나 장판은 낡아도 그냥 살면 되지만, 전기는 정말 생명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유공자 보금자리 수리 기사처럼 꼼꼼하게 봐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복이라면 복이겠지.

수리 후에도 남는 알 수 없는 찝찝함

수리는 끝났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개운하지 않다. 분명 기사님이 고쳐주셨으니 당분간은 괜찮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벽 안쪽 배선이 노후된 건 어쩔 수 없으니까. 다음에 또 타는 냄새가 나면 어떡하지? 중고나라나 번개장터에서 싼값에 부품 사서 내가 직접 해보려던 생각을 했던 게 얼마나 무모했는지 다시금 깨달았다. 전기 수리는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가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매번 이렇게 사람 부르기도 부담스럽고. 노후 주택에 산다는 건 이렇게 알게 모르게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인가 보다. 오늘도 괜히 주방 콘센트 쪽을 한번 쓱 쳐다보고는 잠자리에 든다. 이 불안함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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