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아파트 벽 콘센트에서 나던 미세한 찌릿 소리
언젠가부터 거실 구석에 있는 벽 콘센트에 핸드폰 충전기를 꽂을 때마다 찌르르하는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충전기 어댑터가 오래되어서 불량인가 싶어 다른 기기를 꽂아봤는데 똑같이 불쾌한 잡음이 났다. 겉보기에는 조금 누렇게 바랜 것 말고는 나사도 잘 조여져 있고 멀쩡해 보였는데, 플러그를 꼽고 살짝 건드리면 불꽃이 튀는 듯한 지직거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냥 쓰기에는 아무래도 불안하기도 하고 조만간 사고가 날 것 같아서 벽콘센트교체를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인터넷 블로그나 동영상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다들 쉽게 뚝딱 바꾸는 분위기였기에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게 주말을 망치는 화근이 될 줄은 몰랐다.
인터넷으로 부품을 사고 차단기부터 내렸던 토요일 오후
직접 교체하겠다고 결심하고 우선 집 근처 부평역 뒤쪽에 있는 철물점에 들렀다. 매대에서 대기업 브랜드 콘센트 두 개를 샀는데 개당 3,500원 정도 줬다. 예전에 집 수리를 할 때 숨고 같은 어플로 사람을 부르려다 견적을 물어보니 단순 작업도 출장비에 기술료를 더해 대략 8만 원에서 10만 원 선은 부르던 기억이 나서, 내 손으로 하면 돈을 꽤 아끼는 셈이라며 속으로 뿌듯해했다. 토요일 오후 2시쯤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현관 신발장 옆에 있는 두꺼비집을 열었다. 혹시라도 감전되면 큰일 나니까 메인 누전차단기를 아래로 내렸다. 순간 집안이 적막해지며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도 멈췄다.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어두컴컴한 거실 구석에 쪼그려 앉았을 때만 해도 금방 끝날 줄 알았다. 예전에 아는 사람이 누전차단기교체 하는 걸 옆에서 얼핏 본 적이 있어서 자신감도 조금 있었다.
낡은 구리선과 뻑뻑한 벽면 구멍 사이에서 벌인 사투
콘센트 겉 커버를 드라이버 끝으로 젖혀서 뜯어내고 벽면에 박힌 나사를 풀 때까지만 해도 작업이 순조로웠다. 문제는 콘센트 뭉치를 벽 밖으로 잡아당긴 순간 드러난 안쪽의 전기배선 상태였다. 15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라 그런지 벽 내부의 구리 전선들이 너무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게다가 기존 콘센트 뒷면에 전선을 고정하는 해제 버튼이 도무지 눌러지지 않았다. 일자 드라이버로 힘껏 누르면서 선을 잡아당기는데 손가락이 아려올 정도로 뻑뻑했다. 힘을 꽉 주다가 갑자기 툭 빠지는 바람에 손등을 거친 시멘트 벽 모서리에 긁혀 피가 찔끔 났다. 유튜브 영상에서는 다들 쏙쏙 가볍게 빼고 새 콘센트에 쉽게 꽂던데, 내 눈앞의 전선들은 무슨 굵은 철사마냥 단단해서 마음대로 구부러지지도 않았다. 낡은 전선 피복이 미세하게 갈라지는 걸 보면서 이걸 그냥 쑤셔 넣어도 되나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안방 LED 조명까지 직접 바꾸려다 겪은 복잡한 배선 문제
우여곡절 끝에 거실 콘센트 하나를 겨우 끼워 맞추고 나니, 원래 오늘 같이 해치우려고 사두었던 안방 조명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들어 안방 불을 켜면 한참을 깜빡거리다가 겨우 켜지는 증상이 있어서 동네 자재 마트에서 28,000원을 주고 LED 등기구를 사다 놨었다. 그때 업체에 전화를 걸어 물어봤을 때 알려준 LED등교체비용이 자재비 포함해서 6만 원이 훌쩍 넘었던 걸 생각하면 이것도 직접 하는 게 이득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미 차단기를 내리고 어둠 속에서 손등까지 다친 상태라 체력과 집중력이 바닥나 있었다. 천장에서 내려온 두 가닥의 얇은 선을 새 조명 커넥터에 연결하려는데, 이번에는 천장에 고정하는 쇠 브라켓 나사 구멍이 맞지 않아 천장을 쳐다보며 팔을 치켜들고 한참을 낑낑댔다. 목은 뻐근하고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천장 도배지 풀 가루가 눈으로 떨어지는데, 내가 왜 주말에 사서 고생을 하고 있나 회의감이 밀려왔다.
전문 전기학원 등록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순간들
안방 등기구까지 간신히 달고 두꺼비집으로 가서 차단기를 다시 올렸을 때, 다행히 불은 환하게 잘 켜졌고 콘센트에서도 찌르르하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벽 안쪽에서 제대로 펴지지 않은 채 억지로 구겨 넣어진 전선들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혹시 선끼리 닿아서 나중에 안에서 누전이라도 나거나 불이 나면 어쩌나 하는 찝찝함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기초 전기 교육 같은 게 있나 찾아보다가 인천전기기능사학원이나 수원전기학원 같은 곳들의 주말 실무반 정보까지 훑어보게 되었다. 자격증을 따서 취업할 건 아니지만, 차라리 이런 곳에서 전선 만지는 법이나 배선 원리라도 제대로 한 번 배워두면 집안 보수할 때 평생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물론 피곤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말에 학원까지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겠지만, 다음번에 또 전기를 만질 일이 생기면 그냥 속 편하게 비용을 지불하고 기사님을 부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거실 구석의 콘센트를 볼 때마다 제대로 조립된 게 맞는지 의구심이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는다.

전선이 너무 뻣뻣해서 웬 철사 같았다는 게 아직도 기억나네요. 유튜브 영상이랑은 너무 다른 모습이었어요.
전선이 너무 뻣뻣해서 깜짝 놀랐네요. 유튜브 영상이랑은 너무 달랐어요.
벽콘센트 교체하려고 보니, 전기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네요. 특히 오래된 아파트의 문제 해결은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