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전반 외함 접지 미실시 기사를 보고 느낀 점
얼마 전에 대구 만촌역 근처에서 있었던 공사 현장 사고 기사를 봤다. 내용이 좀 복잡하긴 했는데, 거기서도 분전반 외함 접지를 제대로 안 해서 문제가 됐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사실 평소에는 그런 걸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그냥 전기가 들어오고 기계가 돌아가면 그만이지, 그 금속 껍데기에 접지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사람은 드물 테니까. 그런데 막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라는 거창한 단어가 나오니까 갑자기 우리 집 뒤뜰 야외 콘센트 함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습기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철제 함이 조금씩 부식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찌릿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퀵바랑 스피드부스바는 너무 거창한 것 같아서
셀프로 어떻게 해보려고 인터넷을 뒤져봤다. 다들 무슨 스피드분전반이니 퀵바니 하면서 전문가용 용어를 쏟아내는데, 내 상황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물건들이었다. 나는 그냥 비바람 좀 막고 안전하게 쓰고 싶을 뿐인데, 무슨 공장 설비 설치하는 것 같은 정보들만 넘쳐났다. 애초에 내가 가지고 있는 건 동네 철물점에서 사 온 투박한 콘센트 함 하나가 전부다. 이걸 분전함 교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인데, 너무 과하게 접근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비싼 장비를 사서 설치하다가 전기 배선 건드리면 더 골치 아파질 게 뻔했다.
볼트 하나 붙이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
접지선을 어떻게 외함에 붙일지가 제일 큰 고민이었다. 검색해보니 볼트를 외함에 직접 붙여서 터미널 단자를 끼우라는 조언이 많았다. 그래서 근처 철물점에 가서 볼트랑 너트를 사 왔다. 대략 몇 천 원 정도 쓴 것 같은데, 막상 붙이려니 외함 자체가 너무 얇아서 구멍을 뚫는 게 일이었다. 드릴로 뚫는데 소리는 왜 이렇게 큰지, 옆집에서 무슨 일인가 싶어 나올까 봐 조마조마했다. 납땜을 해볼까도 고민했는데, 그건 또 장비가 없으니 포기했다. 그냥 드릴로 뚫고 볼트를 꽉 조이는 방식으로 타협했다. 이게 맞는 방식인지 사실 아직도 긴가민가하다. 접지가 제대로 되는 건지 확인할 길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헬리컬밴드랑 야외 콘센트 마감의 딜레마
콘센트 함 주변 배선 정리도 문제였다. 선들이 자꾸 밖으로 삐져나와서 헬리컬밴드로 돌돌 감아봤는데, 이게 생각보다 뻣뻣해서 깔끔하게 마무리가 안 된다. 결국 너덜거리는 채로 방치했다. 야외 콘센트라 물이 들어갈까 봐 벽콘센트 가리개 같은 것도 고민했지만, 디자인이 너무 투박해서 영 마음에 안 들었다. 며칠 지켜보니 습기는 여전히 차는 것 같다. 접지를 했다고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비를 피할 구조가 아닌 건지 비가 오면 마음이 불편하다. 분전함이라는 게 한 번 손대면 끝도 없이 돈이 들어가고 일이 커진다더니 딱 그 꼴이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어찌어찌 마무리는 했는데 이게 안전한 건지 확신이 없다. 그냥 기분상 ‘했으니 낫겠지’ 하는 마음뿐이다. 다음에는 그냥 전문가를 부르는 게 맞았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출장비 10만 원 넘게 줘가며 이런 작은 함을 만지는 게 효율적인가 싶기도 하다. 접지선 하나 연결하는 데 반나절을 넘게 허비하고 나니, 전기라는 게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잘 작동하고 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는데,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이 되면 또 불안해져서 창밖을 쳐다볼 것 같다. 다음에 보완을 한다면 조금 더 제대로 된 방수 함으로 아예 교체를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언제 할지는 모르겠다.

볼트를 직접 붙여서 하는 방법, 정말 번거롭네요. 습기 때문에 부식되는 것 같아서 더 신경 쓰이던데요.
볼트 구멍 뚫는 거 진짜 힘들던데요, 얇은 외함에 어떻게 뚫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볼트를 직접 뚫어서 붙이려고 하셨다니, 외함 재질 때문에 너무 힘들었겠네요. 저는 이런 경우, 조금 더 얇은 와이어를 이용해서 접지하는 방법을 생각해 보곤 합니다.
볼트 구멍 뚫다가 드릴 소리에 깜짝 놀라겠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망설여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