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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조명 바꾸려다 분전함까지 뜯어본 날

천장에서 나온 낡은 전선 두 가닥

결혼하고 들어온 이 집이 벌써 15년이 넘어가니 하나둘씩 말썽이다. 안방 조명이 어느 날 갑자기 지지직거리더니 깜빡임을 반복하길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LED 모듈이나 사서 교체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동네 철물점에서 사장님께 대충 설명하고 3만 5천 원 정도 주고 모듈을 사 왔는데, 막상 천장 등기구를 떼어내니 머리가 하얘졌다. 2000년대 초반 아파트라 그런지 요즘 나오는 깔끔한 잭 방식도 아니고, 무슨 전선이 이렇게 짧게 나와 있는지. 피복을 벗겨내는데 구리선이 삭아서 자꾸 뚝뚝 끊어지더라.

스위치 문제인가 안정기 문제인가

결국 전등 안정기 문제인 줄 알았는데, 막상 선을 연결해도 불이 들어오다 말다 한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절연 테이프로 감아봤지만, 나중에 혹시라도 합선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가시질 않았다. 예전에 뉴스에서 전기선 피복이 구부러지거나 터져서 화재로 이어진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밤 9시가 넘은 시간이라 어디 부를 데도 없고, 괜히 폼 잡고 셀프 수리 시작했다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 돼버렸다. 결국 이 날 밤은 그냥 거실 스탠드 하나 켜놓고 잤다.

분전함 열었다가 닫아버린 사연

답답한 마음에 현관 옆에 있는 분전함을 열어봤다. 차단기들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데, 어디가 어디랑 연결된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예전에 전기 승합 할 때 들어봤던 3상 4선식 어쩌고 하는 용어들이 머릿속을 스치는데, 실제 현장은 그냥 복잡하게 꼬여있는 전선 뭉치일 뿐이었다. 괜히 이거 건드렸다가 냉장고 전원이라도 나갈까 봐 겁이 덜컥 났다. 전문가들이 보면 별거 아닐 텐데, 초보자가 보기엔 저 안쪽에서 거미줄처럼 뻗어 나온 선들이 마치 외계 생명체처럼 보였다. 그냥 손대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곧바로 뚜껑을 닫았다.

결국 사람을 부르는 게 마음 편하더라

다음 날 결국 지역 전기 수리 업체에 전화를 했다. 출장비가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라길래 처음에는 아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오신 기사님이 슥슥 보더니, 천장 쪽 전선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새로 연결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내가 끙끙대며 1시간 넘게 낑낑거렸던 일을 기사님은 전용 공구 몇 번 쓰니까 15분 만에 끝내버렸다. 속이 다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론 허탈했다. 괜히 전기선 가지고 씨름하다가 손에 흉터만 남기고 시간만 버린 꼴이 된 것 같아서.

완벽한 해결은 없다는 느낌

수리하고 나니 불은 환하게 잘 들어온다. 그런데 예전처럼 내가 직접 다 할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는 콘센트 하나 꽂는 것도 뭔가 조심스러워지고, 전기선이 꺾여 있지는 않은지 자꾸 쳐다보게 된다. 이게 제대로 된 건지, 아니면 기사님이 바빠서 대충 마무리한 건지 확인해볼 길도 없고. 그냥 잘 들어오니까 쓰긴 하는데,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전기에 대한 막연한 불편함이 남아 있다. 다음엔 또 어디가 고장 날지, 그때는 또 누구를 불러야 할지 벌써 걱정부터 앞선다.

“안방 조명 바꾸려다 분전함까지 뜯어본 날”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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