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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조명을 전부 바꾸다가 거실에서 멈췄던 날

생각보다 일이 커져 버린 거실등 교체

주말에 갑자기 거실 조명이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보통 같으면 그냥 두고 봤을 텐데, 이게 한 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까 책을 읽을 때도 신경이 쓰이고 텔레비전을 볼 때도 묘하게 거슬렸다. 결국 참지 못하고 양산에 있는 조명 가게를 몇 군데 둘러봤다. 원래는 그냥 근처 철물점에서 대충 사다가 끼우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매장에 가보니 종류가 너무 많았다. 4000K 조명이 눈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서, 매장 직원분께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요즘은 다들 주백색을 선호한다고 했다. 가격대를 보니 싼 건 3만 원대부터 비싼 건 십만 원이 훌쩍 넘어가서 고민이 깊어졌다. 나는 그냥 적당히 눈 안 아픈 게 최고라고 생각해서 5만 원 정도 하는 무난한 라인펜던트 형태를 집어 들었다.

사다리 위에서 보낸 한 시간의 의미

집에 와서 바로 교체를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기존에 달려 있던 등기구가 너무 무거워서 혼자 들고 나사를 조이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천장에 손을 뻗고 버티고 있는데 어깨가 금방 저려왔다. 특히 전선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피복을 벗기고 커넥터에 끼워 넣을 때, 혹시나 잘못 연결해서 불꽃이라도 튀지 않을까 싶어 식은땀이 났다. 동봉된 설명서는 왜 이렇게 글씨가 작은지, 돋보기를 가져올 걸 그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결국 한 시간 가까이 사다리 위에서 씨름을 한 끝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다 달고 나서 전원을 켰을 때 불이 한 번에 들어오는 걸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이게 천장에 완벽하게 밀착되지 않고 약간 유격이 생겨서, 자꾸만 그 틈새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게 보였다.

조명 하나로 달라진 분위기에 대한 생각

확실히 새 조명을 달고 나니 집 안 분위기가 달라지긴 했다. 예전의 그 쨍하고 차갑던 형광등 느낌은 사라지고, 은은하게 거실을 채우는 느낌이 들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이게 또 문제다. 거실 하나를 바꾸고 나니 안방 조명이 너무 낡고 누렇게 보이는 거다. 안방까지 다 바꾸자니 이제는 허리도 아프고 귀찮아서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예전에 어디선가 LED 등 교체 비용이 출장비 포함해서 꽤 나온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냥 업체를 부를 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내 손으로 직접 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조명기구 테두리에 남은 지문들을 닦아내다가 또 한 번 한숨을 쉬었다.

생각보다 더 불편한 부분들에 대하여

사실 설치를 다 끝내고 나서도 마음 한구석은 계속 찜찜했다. 이게 정말 제대로 설치된 건지, 아니면 나중에 나사가 풀려서 툭 떨어지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 예전에 다운라이트 몇 개가 고장 나서 건전지 LED를 임시로 붙여놓았던 적이 있는데, 그건 그냥 붙이기만 하면 되니 편했다. 하지만 이번에 한 천장 등기구는 완전히 전선을 만져야 하는 작업이라 그런지 작업 후의 피로감이 상당했다. 혹시나 조명 수명이 다해서 또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때는 또 이 고생을 반복해야 할지 아니면 전문가를 불러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은 불이 잘 들어오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거실 조명 하나 바꿨을 뿐인데 집 안 곳곳이 다 수리해야 할 것처럼 보이는 건 정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다. 다음에 또 조명을 바꿀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아마 좀 더 고민해볼 것 같다.

“집안 조명을 전부 바꾸다가 거실에서 멈췄던 날”에 대한 3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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