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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갑자기 전기가 나갔을 때 겪은 일들

어젯밤 갑자기 찾아온 정적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틱’ 소리가 나더니 집안의 모든 불이 다 꺼졌다. 처음에는 그냥 정전인가 싶어서 창밖을 내다봤는데 옆집 불은 환하게 켜져 있는 거다. 아차 싶어서 현관 옆에 있는 두꺼비집, 그러니까 배전반함을 열어봤다. 다들 그렇겠지만,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곳이라 먼지가 가득 쌓여 있었다. 메인 차단기가 툭 떨어져 있었는데, 이걸 다시 올리니까 불이 들어왔다가 10초도 안 돼서 다시 내려갔다. 이게 말로만 듣던 누전인가 싶어 식은땀이 조금 났다. 일단은 무서워서 더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사람 부르기가 정말 망설여지는 이유

다음 날 아침 일찍 전기공사업체를 몇 군데 검색해봤다. 그런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다. 누전 차단기 교체 비용이 대충 5만 원에서 15만 원 사이로 업체마다 너무 달랐다.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일단 와봐야 안다고 하는데, 출장비부터 내라는 곳도 있었다. 사실 LED 기판 교체 같은 건 유튜브 보고 어찌어찌 따라 하겠는데, 메인 차단기는 잘못 건드리면 큰일 날 것 같아서 결국 전문가를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이 와중에 고깃집 사장님들이 에어컨 여러 대 돌리다가 전기 나가서 고생한다는 뉴스를 봤는데, 그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가더라. 전기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싶었다.

집에 오신 기사님과의 짧은 대화

오후 2시쯤 기사님이 오셨다. 오자마자 테스터기 같은 걸로 콘센트 쪽을 훑어보시더니 생각보다 빨리 범인을 찾았다. 베란다 쪽에 연결해둔 오래된 멀티탭이 문제였다. 습기가 차서 안쪽에서 쇼트가 났던 모양이다. 기사님은 10분 만에 뚝딱 고치고 가셨는데, 비용은 출장비 포함해서 8만 원이 나왔다. 솔직히 직접 만지지도 못한 거라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는 다행이다 싶었다. 기사님이 가시면서 콘센트 주변에 습기 있으면 벌레도 잘 생기고 전기 사고 위험도 높으니 자주 확인하라고 하셨다. 예전에 실크벽지 틈 사이로 벌레가 기어 다니던 기억이 겹쳐서 괜히 소름이 돋았다.

셀프 수리라는 환상에 대하여

사실 처음에는 내가 좀 만져볼까 생각도 했다. 인터넷에서 차단기 교체 방법 검색하면 아주 상세하게 나오니까. 그런데 막상 뚜껑 열어보고 전선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걸 보니 겁부터 났다. 학교 다닐 때 기술 가정 시간에 배웠던 기억은 다 휘발됐고, 괜히 손댔다가 더 큰 비용이 나갈 것 같았다. 주거 취약계층 돕는 고등학생들이 배선 수리한다는 기사를 볼 때는 참 대단해 보였는데, 막상 내 집 문제가 되니 그런 자신감은 하나도 없었다.

아직도 찝찝하게 남은 의문들

수리는 끝났는데 왜인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다. 정말 멀티탭 하나 때문에 전기가 나간 게 맞는 건지, 아니면 배선 어딘가에 더 큰 문제가 잠복해 있는 건 아닌지 확신이 안 선다. 기사님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나중에 또 갑자기 나가면 어쩌지 하는 불안함이 남았다. 레일등 설치한다고 벽에 구멍 뚫고 선 건드렸던 게 혹시 화근은 아니었을까?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다음에는 이런 일이 생기면 좀 더 꼼꼼하게 봐주는 곳을 찾아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어디가 잘하는지 알 방법도 없다. 오늘 하루는 그냥 무사히 전기가 들어온다는 사실 하나에 만족하기로 했다.

“집에서 갑자기 전기가 나갔을 때 겪은 일들”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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