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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전기기능사 실기 학원 등록하고 첫날 느낀 점

집 근처 학원을 알아보다가 덜컥 등록했다

은퇴 후에 뭐라도 하나 붙잡고 있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막연하게 소방안전관리자 교육이나 받을까 했는데, 주변에서 다들 전기기능사는 하나씩 따두는 게 나중에 관리소라도 들어갈 때 좋다고 하더라. 집에서 뒹굴거리는 내일배움카드가 떠올라서 급하게 국비 지원 학원을 검색했다. 집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인데, 시설이 아주 최신식은 아니지만 실습 위주로 돌아간다고 해서 고민 없이 신청했다. 사실 처음엔 인강이나 사볼까 했는데, 책을 펼쳐보니 도면 보는 것부터 숨이 턱 막히더라. 전기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선을 까고 연결해보는 게 답인 것 같다.

첫 실습 날 생각보다 무거웠던 작업대

막상 실기 학원에 가니 생각보다 연령대가 다양했다. 나처럼 은퇴를 앞둔 사람들도 보이고, 취업 준비하는 어린 친구들도 꽤 있었다. 첫날이라 이론 위주로 할 줄 알았는데, 강사님은 바로 드라이버부터 쥐여주더라. PLC니 뭐니 복잡한 이름들이 들리는데 일단은 기초적인 배선 작업부터 시작했다. 생각보다 공구 무게가 묵직해서 손목이 좀 뻐근했다. 재료비도 꽤 들 거라 생각했는데, 내일배움카드로 지원받으니 한결 부담이 덜하긴 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사야 하는 작업복이나 절연 장갑 값은 어쩔 수 없더라.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영상에서 보던 것보다 실제 작업대는 훨씬 지저분하고 선들이 엉켜 있어서 정신이 없었다.

도면과 현실의 간극이 이렇게 클 줄이야

도면을 보고 작업을 하는데, 머릿속으로는 분명히 연결했는데 막상 선을 이어보면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이 계속 찾아온다. 한 번은 릴레이 소켓에 선을 잘못 꽂아서 한참을 낑낑거렸다. 남들은 뚝딱뚝딱 하는 것 같은데 나만 너무 느린 것 같아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4개월 과정이라 넉넉할 줄 알았는데, 하루 4시간 수업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수업이 끝나면 손끝에 까슬까슬한 전선 피복 냄새가 배어 있어서 집에 오자마자 손부터 씻는다. 이게 은근히 진이 빠지는 작업이다. 특히 좁은 판넬 안에 선을 욱여넣을 때마다 손가락이 제대로 안 움직여서 짜증이 훅 올라올 때가 있다.

자격증이 있으면 정말 전망이 밝을까

학원 쉬는 시간에 같이 배우는 형님들과 커피 한잔하며 물어봤다. 이거 따면 진짜 현장 나가서 일할 수 있냐고. 다들 말이 다르다. 누구는 아파트 관리소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하고, 누구는 자격증은 그냥 시작일 뿐이라고 한다. 월 300만 원 정도는 벌 수 있을 거라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정말 경력이 쌓였을 때 이야기인 것 같다. 지금은 그저 4시간 동안 배운 배선 실습 하나라도 안 까먹고 다음 날 다시 하는 게 목표다. 전망이 어쩌고 하기엔 지금 내 손에 들린 제어판 하나 제대로 완성하는 게 급선무다. 사실 전기기능사 합격해도 나중에 실무 나가서 더 고생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좀 있다.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의 덧없음

학원에 오지 않았더라면 집에서 책장만 넘기며 고졸 학력이 어쩌고, 과목 면제가 어쩌고 하며 골머리를 앓았을 게 뻔하다. 막상 학원에 나와서 사람들 틈에 섞여 몸으로 부딪히니까 오히려 잡생각이 줄어든다. 다만 가끔 드는 생각은 이게 정말 내 적성에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는 점이다. 불 다 꺼진 작업실에서 혼자 도면 들여다보고 있으면 내가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시험 날짜는 다가오고, 학원비는 이미 지원받았으니 그만둘 수도 없다. 일단은 끝까지 해보는 수밖에. 내일은 또 어제 했던 배선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겠다. 선 하나 잘못 꽂으면 전체가 다 꼬이는 게 이 바닥 생리니까.

“집 근처 전기기능사 실기 학원 등록하고 첫날 느낀 점”에 대한 4개의 생각

  1. 도면으로만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 작업 공간이 훨씬 복잡해서, 제가 릴레이 소켓에 선을 잘못 꽂아서 당황했던 것처럼, 실제 실습이 더 어렵다는 걸 알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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