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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차단기 내려가서 땀 뻘뻘 흘리며 씨름한 이야기

어제 밤에 진짜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냥 평범하게 에어컨 틀어놓고 넷플릭스 보고 있는데, 갑자기 집 전체 불이 나가버린 거다. 처음에는 그냥 정전인가 싶어서 창밖을 봤는데 옆집 불은 멀쩡히 켜져 있고, 우리 집만 암흑천지가 됐다. 당황해서 휴대폰 손전등 켜고 현관 옆에 있는 분전함부터 열어봤다. 누전차단기가 하나 툭 떨어져 있길래 아무 생각 없이 다시 올렸는데, 올리자마자 틱 소리를 내면서 바로 다시 내려가는 거다. 이게 반복되니까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에어컨 실외기 문제인지 아닌지

올해도 아기가 있어서 6월부터 에어컨을 거의 풀가동했거든. 혹시 에어컨 때문에 과부하가 걸린 건가 싶어서 일단 거실에 있는 에어컨 콘센트부터 뽑았다. 그런데도 차단기가 안 올라가는 거다. 이때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가설분전함 내부를 들여다봐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요즘 전기수리업체 부르면 기본 출장비만 해도 5만 원에서 10만 원은 그냥 깨진다는 소리를 어디서 주워들은 기억이 나서, 어떻게든 내 손으로 해결해보려고 별짓을 다 했다.

집 안의 모든 코드를 다 뽑아봤다

냉장고, 세탁기, 심지어 정수기 코드까지 전부 다 뽑아버렸다. 혹시 어디서 누전이 일어나는지 찾아내려고 말이다. 인덕션 전기공사 할 때 기사님이 나중에 문제 생기면 콘센트 하나씩 빼보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서 그대로 해봤다. 다 뽑고 나서 차단기를 올리니 그제야 올라간다. 하나씩 다시 꽂으면서 범인을 찾는데, 의외로 다용도실에 꽂아둔 구형 제습기가 문제였다. 이놈이 습기를 먹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냥 오래돼서 맛이 간 건지 알 길이 없다. 일단 제습기는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전기계량기와 시퀀스 제어의 늪

사실 우리 집이 좀 오래된 건물이라 가끔 전기계량기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날 때가 있긴 했다. 누전차단기가 내려갈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전기는 진짜 알다가도 모르겠다. 시퀀스 제어 같은 복잡한 건 잘 모르겠고, 그냥 전등 하나 갈 때도 요즘은 LED 전등 교체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올라서 무서워서 건드리지도 못하겠다. 예전엔 그냥 전구만 사다 갈았는데, 이제는 부품비에 출장비까지 더하면 꽤 큰 돈이 나간다. 나중에 누전 문제가 아니라 배선 자체의 문제라면 공사가 커질 것 같아서 벌써부터 걱정이다.

아직도 찜찜한 기분

결국 제습기를 빼고 나니 차단기는 다시 잘 작동한다. 그런데 사람이 참 간사한 게, 불이 다시 들어오니까 또 에어컨을 틀까 말까 고민하게 되더라. 어제는 하도 진을 빼서 그냥 선풍기만 틀고 잤다. 근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만약 진짜 누전차단기 자체가 낡아서 오작동하는 거면 어쩌지 싶다. 며칠 전 뉴스에서 테마파크 누전 사고 관련 기사를 본 기억이 나서 더 불안하다. 정기 점검에서 이상 없다고 해도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게 전기라는데, 사람 불러서 전체적으로 한번 점검을 받아야 하나 싶다.

이게 과연 끝일까

주변에 물어보면 다들 일단 차단기부터 교체해보라고 하는데, 막상 업체를 부르려니 이것도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주말에는 다들 바쁜지 예약 잡기도 어렵고, 평일에는 집에 사람이 없으니 문제다. 그냥 당분간은 멀티탭에 너무 많은 기기를 꽂지 않기로 나름의 규칙을 정했다. 그래도 여전히 밤마다 차단기가 다시 내려가진 않을까 괜히 분전함 쪽을 한 번씩 쳐다보게 된다. 이런 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막상 겪으면 진짜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그냥 이대로 좀 더 써보고, 다음 달 전기요금 고지서 나오면 그때 다시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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