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센서등이 제멋대로 켜지고 꺼지지 않던 며칠 간의 스트레스
현관에 들어설 때마다 불이 자동으로 켜지는 건 원래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인데, 어느 날부터인가 이 녀석이 제멋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도 혼자 스르륵 켜졌다가 꺼지길 반복하고, 정작 밖에서 집에 들어올 때는 깜깜무소식이었다. 한밤중에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왔다가 갑자기 현관 불이 탁 켜지는 바람에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처음에는 센서 렌즈 주변에 먼지가 많이 쌓여서 오작동하나 싶어 대충 물티슈로 겉면만 슥슥 닦아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더 심해졌다. 나중에는 아예 불이 켜진 채로 서너 시간 동안 꺼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밤새도록 훤하게 밝혀진 현관을 보면서 저러다 전구 수명이 다하든가 전기세가 쓸데없이 많이 나오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귀찮았지만 결국 교체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을 부르면 가장 편하겠지만, 겨우 현관 센서등 하나 바꾸는 일에 출장비까지 줘가며 기사님을 부르기에는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다들 직접 사다가 금방 갈아 끼우는 분위기라 나도 대충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LED 일체형 센서등과 전구 소켓형 센서등 중에서 고민했던 과정
막상 교체할 제품을 고르는 것부터가 머리가 아팠다.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 보니 종류가 왜 이리 복잡하게 나뉘어 있는지 모르겠다. 크게 보면 전구가 아예 내장되어 나오는 LED 일체형이 있었고, 기존 방식처럼 전구만 돌려서 끼우면 되는 소켓형이 있었다. 소켓형은 나중에 전구만 갈아 끼우면 되니 유지 관리가 편해 보였지만, 일체형이 두께도 얇고 디자인이 깔끔해 보였다. 오랜 고민 끝에 대형마트나 동네 철물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번개표 15W LED 원형 센서등을 사기로 결정했다.
가격은 배송비까지 다 합쳐서 대략 16,500원 정도 들었다. 조금 더 저렴한 이름 없는 브랜드 제품도 있었지만, 괜히 몇 천 원 아끼려다 금방 고장 나면 이 번거로운 짓을 또 해야 하니 안전하게 알려진 제조사 제품을 선택했다. 이틀 뒤 도착한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본체와 천장에 고정하는 쇠붙이 브래킷, 그리고 나사 두 개가 덜렁 들어있어서 구성이 너무 단출해 당황스러웠다. 종이 상자 뒷면에 적힌 짤막한 그림 설명서가 전부여서 정말로 이걸 혼자 설치할 수 있을지 슬며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기존 센서등을 탈거하면서 겪은 뜻밖의 복병과 천장 구멍 크기 문제
교체 작업을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한 일은 현관문 옆 신발장 구석에 숨겨진 두꺼비집에서 전등 스위치를 내리는 것이었다. 전기는 감전 위험이 있으니 무조건 조심해야 하니까. 어두컴컴해진 현관에서 스마트폰 손전등 불빛을 비춰가며 기존에 달려 있던 낡은 센서등의 유리를 돌려 뺐다. 본체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 두 개를 풀자 천장에서 오래된 전선 두 가닥과 함께 마른 흙먼지가 우수수 쏟아졌다. 미처 피하지 못해 눈으로 먼지가 들어가는 바람에 한참을 비벼대며 캑캑거렸다.
더 큰 문제는 기존 등을 완전히 떼어내고 나서 발생했다. 천장의 석고보드 구멍이 새로 산 브래킷의 고정 구멍 위치보다 훨씬 크게 뚫려 있었다. 게다가 나사가 박혀 있던 자리가 이미 힘없이 헐거워질 대로 헐거워져서 새 브래킷을 대고 나사를 돌려도 헛돌기만 했다. 구멍 주변의 석고보드가 조금만 건드려도 으스러지면서 하얀 가루가 끊임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구멍을 어떻게 메워야 하나, 힘으로 더 깊게 박아야 하나 고민하느라 차단기를 내린 채 40분 넘게 먼지를 마시며 천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결국 기존 구멍 바로 옆의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석고보드 자리를 찾아 억지로 나사를 비스듬하게 박아 브래킷을 고정하는 식으로 타협했다.
전선 연결선과 브래킷 고정 나사를 조이며 느낀 애매한 불안감
가장 긴장되었던 순간은 천장에서 내려온 전선과 새 센서등 본체의 전선 커넥터를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보통 집안 전선은 색깔별로 맞추라는데, 우리 집 천장에는 세월의 흔적 때문인지 정체모를 빨간색과 탁한 파란색 선 두 개만 덜렁 나와 있었다. 순간 어떤 선을 커넥터의 어느 쪽에 꽂아야 할지 몰라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인터넷을 부랴부랴 검색해 보니 교류 전원이라 극성 방향은 상관없다고 나와 있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잘못 연결했다가 전원을 올렸을 때 차단기가 내려가거나 터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침을 한 번 삼키고 커넥터 구멍에 전선 구리 부분을 꾹 밀어 넣었다. 생각보다 뻑뻑해서 힘을 꽤 줘야 들어갔다. 그 상태로 본체를 천장 브래킷에 맞춰 고정해야 하는데, 브래킷에서 수직으로 내려온 나사 홈과 센서등 본체의 구멍을 맞추는 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목을 완전히 뒤로 꺾은 채 두 팔을 높이 들고 조립하려니 어깨와 목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뻐근했다. 겨우 나사를 돌려 맞췄는데, 힘을 너무 많이 줬는지 석고보드 쪽에서 투툭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더 조이면 천장 석고보드가 완전히 바스러져 버릴 것 같아 대충 단단해진 느낌이 들었을 때 멈췄다. 천장과 센서등 사이에 미세한 틈이 벌어져 비뚤어진 것처럼 보였지만 다시 뜯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교체 작업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신경 쓰이는 센서의 감도 문제
신발장 안쪽 배전반의 전등 스위치를 조심스럽게 다시 올렸다. 다행히 스파크가 튀거나 펑 하는 소리는 나지 않았다. 현관 쪽으로 가니 하얀색 LED 불빛이 환하게 켜졌다. 이전의 칙칙했던 주황색 불빛에 비하면 눈이 부실 정도로 밝아져서 시각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최소한 불이 꺼지지 않고 켜진 채로 멈춰 있던 현상은 해결된 셈이다.
하지만 교체를 끝내고 며칠 지내다 보니 또 다른 사소한 문제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새로 단 센서등의 감지 범위가 생각보다 너무 넓은 모양이다. 우리 집은 중문이 없는 옛날 아파트 복도 구조인데, 밤중에 안방에서 나와서 화장실로 걸어가기만 해도 현관 센서가 나를 감지하고 혼자 불을 탁 켜버린다. 센서 감도를 조절하는 조그만 스위치가 등 본체 커버 안쪽에 들어있는 것 같은데, 그걸 다시 조절하려면 힘겹게 달아놓은 본체를 천장에서 또 떼어내야 한다. 으스러진 석고보드 구멍 상태를 생각하면 도저히 다시 드라이버를 들이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결국 지금은 화장실에 갈 때마다 현관에 원치 않는 불빛이 번쩍 들어오는 것을 그냥 감수한 채 살아가고 있다. 쓰다 보니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지만, 다음번에 또 고장 난다면 그때는 사람을 부르는 게 정신건강에 이로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전선 먼지 때문에 얼마나 놀랐는지… LED 일체형으로 하길 잘했다 싶네요.
석고보드 구멍이 이렇게 크게 뚫리는 거 보니, 천장 구조가 꽤 복잡했나 봐요.
전선 연결하는 순간,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는데, 정확히 뭘까 싶네요.
전선 색깔 때문에 정말 머리 아팠어요! 특히 빨간색이 무슨 뜻인지 전혀 몰라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