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등을 사러 갔던 날의 기억
며칠 전 일산의 어느 조명가게에 다녀왔다. 거창한 건 아니고, 집에서 루꼴라랑 바질을 좀 키워볼까 싶어서 식물등을 하나 구하러 갔던 거다. 사실 인터넷으로 대충 주문해도 됐을 텐데, 왠지 실물로 보고 사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매장 구석에 있던 투박한 스탠드 하나가 눈에 띄었다. 가격은 3만 5천 원 정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디자인이 좀 구식인 것 같아도 튼튼해 보여서 바로 집어왔다. 그때는 내가 이걸로 무슨 일을 벌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집으로 돌아와 마주한 소소한 문제
집에 와서 식물등을 설치하려는데 문제가 생겼다.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해둔 식물등 전구의 와트수가 문제였다. 내가 산 스탠드 소켓에는 ‘최대 15W 사용 가능’이라고 아주 작게 적혀 있었는데, 새로 산 전구는 16W였다. 겨우 1W 차이인데 괜찮겠지 싶었다. 사실 식물등이 뭐 얼마나 뜨겁겠어 하는 안일한 생각이 컸다. 대충 소켓에 끼우고 전원을 올리니 방 안이 갑자기 환해지면서 기분이 꽤 좋았다. 루꼴라가 쑥쑥 자랄 것 같은 그런 희망적인 느낌이 들었다.
탄 냄새가 나기 시작한 순간
문제는 그날 저녁이었다. 한 3시간 정도 켜뒀나? 거실을 지나가는데 어디서 미세하게 플라스틱 타는 듯한 냄새가 났다. 처음에는 집 근처에서 누가 뭘 태우나 싶어서 창문을 닫았는데, 냄새의 근원지를 따라가 보니 내 식물등 스탠드였다. 손을 갖다 대보니 스탠드 목 부분이 평소보다 훨씬 뜨거웠다. 15W 제한인 곳에 16W를 꽂았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전원을 바로 뽑았는데, 소켓 내부를 들여다보니 살짝 그을린 자국이 보였다. 1W 차이가 이렇게 금방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다. 불이 안 난 게 천만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괜히 샀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해결하려다 포기한 시간
혹시나 싶어서 스탠드 갓 부분을 분리해서 닦아보려고 시도했다. 드라이버를 꺼내서 나사를 몇 개 풀었는데, 구조가 생각보다 복잡했다. 그냥 전선만 연결된 줄 알았는데 내부 부속이 너무 낡아서 건드리면 툭 하고 부러질 것 같았다. 결국 식물등 스탠드 수리는 관뒀다. 이런 건 애초에 내 영역이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그냥 10W짜리 전구로 다시 주문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산까지 가서 고생해서 사 온 보람이 뭔가 싶고 허탈했다.
남겨진 의문과 다음 계획
결국 원래 쓰던 스탠드보다 더 낮은 와트의 전구를 다시 끼워야 한다는 게 찜찜하다. 예전에는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다육이 키울 때도 그냥 아무 전구나 끼웠던 것 같은데, 왜 이제 와서 유난인가 싶기도 하다. 식물등을 너무 가까이 대서 타는 건지, 아니면 스탠드 자체가 노후된 건지 확신도 없다. 나중에 다른 스탠드를 사게 되면 이번엔 반드시 최대 와트 수치를 먼저 확인하고 사야겠다는 다짐만 남았다. 루꼴라 몇 가닥 먹겠다고 집안을 홀라당 태워 먹을 뻔했으니, 이제는 좀 조심해야겠다. 그래도 여전히 밤마다 작은 조명을 켜두고 식물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포기하기 어렵다. 다음엔 좀 더 안전한 제품을 찾아볼 생각이다.

스탠드 목 부분이 뜨거워지는 걸 보고 바로 뽑아서 소켓 내부도 확인했는데, 그을린 자국이 진짜 심하더라고요.
스탠드 내부 부속물이 너무 낡아서 바로 망설였다. 루꼴라를 키우는 것도 좋은 생각인데, 전구 와트수 때문에 고민하는 게 답답하네.
전구 와트수 때문에 고생하셨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봤는데, 온도 차이에 민감한 식물은 더 주의해야겠어요.
스탠드 구조가 복잡하다니, 진짜 오래된 제품은 수리하기가 쉽지 않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