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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등 하나 바꾸려다 두꺼비집만 몇 번을 내렸는지 모르겠다

식탁등 하나 달겠다고 다짐했던 그날

이사 온 지 벌써 반년이 넘었는데, 식탁 위를 밝히는 조명은 정말 내 취향이 아니었다. 너무 낮게 내려와서 밥 먹다가 머리를 찧을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새로 산 조명은 8만 원 정도였는데, 디자인만 보고 덜컥 산 게 화근이었다. 배송받은 날 설레는 마음으로 의자를 밟고 올라가 기존 조명을 분리하려고 했다. 근데 이게 웬걸, 천장에서 나오는 전선 색깔이 설명서와는 딴판이었다. 보통 빨간색이랑 검은색이 있어야 하는데, 여기는 무슨 알 수 없는 갈색이랑 파란색 선이 얽혀 있었다.

차단기를 내렸는데도 불이 들어오는 기분

나는 겁이 많아서 작업하기 전에 일단 현관 옆에 있는 두꺼비집, 그러니까 분전함을 열어 메인 차단기까지 다 내려버렸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휴대폰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천장에 매달린 브래킷을 돌려 뺐다. 천장 속에서 튀어나오는 먼지와 함께 20년 된 아파트의 흔적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게, 차단기를 내렸는데도 천장 배선 구멍에서 미세하게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사실 기분 탓이겠지만, 그 짧은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결국 전기 배선 공사까지는 아니어도, 단순히 등만 바꾸는 게 이렇게 심장 떨리는 일인가 싶었다.

전선 연결이 생각보다 뻣뻣해서 당황했다

새로 산 조명에 달린 얇은 전선들을 천장의 두꺼운 구리선에 연결해야 했다. 커넥터에 꽂아 넣으면 끝날 줄 알았는데, 천장 속 전선이 너무 짧아서 손가락이 들어갈 공간조차 부족했다. 식탁 위에 올라가서 팔을 위로 뻗고 20분 정도 씨름하다 보니 어깨에 쥐가 났다. 펜치로 조금씩 잡아당겨 보려 해도 전선이 벽 속으로 쏙 들어갈까 봐 마음대로 힘을 줄 수가 없었다. 예전에 친구가 인덕션 단독 배선 작업하는 걸 옆에서 봤을 땐 엄청 쉬워 보였는데, 막상 내 손으로 하려니 모든 게 다 처음 겪는 고난처럼 느껴졌다.

결국은 엉성하게 마감된 식탁등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나서야 겨우 불이 들어오게 만들었다. 그런데 조명 본체를 천장에 붙이는 고정 나사가 하나는 헛돌고, 하나는 끝까지 안 들어간다. 나중에 보니 천장 안쪽 보강재가 삭아서 나사를 꽉 잡아주질 못하는 모양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실리콘으로 살짝 덧대어 고정했는데, 이게 과연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며칠 뒤에 식탁등을 보는데 미세하게 기울어져 있는 걸 발견했다. 다시 뜯어서 수평을 맞출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모른 척하고 살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전기 기사님을 불렀으면 5만 원 정도 출장비가 들었을 텐데, 괜히 아끼려다 내 정신만 더 피곤해진 것 같기도 하다.

마무리되지 않은 찜찜함

전등 스위치를 켤 때마다 조명이 아주 잠깐 0.5초 정도 딜레이가 생긴다. 예전 등은 바로 켜졌는데, 내가 전선을 너무 헐겁게 감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나중에 혹시라도 천장에서 불꽃이라도 튀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가끔 스친다. 그렇다고 다시 다 분해해서 확인하자니 이미 천장 마감재에 나사 구멍을 여러 개 내버려서 더 손대기가 무섭다. 시골이라 근처에 전기 수리하시는 분 찾기도 쉽지 않은데, 그냥 이 상태로 쓰다가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나 고민해 봐야겠다. 일단 지금은 밥 먹을 때 머리를 안 부딪히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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