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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환풍기 위 콘센트 때문에 밤잠 설치다

환풍기 위 수상한 콘센트 하나

이사 온 지 벌써 반년이 넘었는데, 주방 환풍기 쪽을 볼 때마다 찜찜한 구석이 있다. 환풍기 바로 위, 그러니까 사실상 천장과 맞닿아 있는 좁은 틈새에 콘센트 하나가 덩그러니 박혀 있다. 처음 집을 보러 왔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부분인데, 막상 살림을 차리고 나니 이게 왜 이렇게 눈에 띄는지 모르겠다. 도배하시는 분도 여기를 보더니 ‘요즘은 다 이렇게들 하죠’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막상 전기 관련 글들을 검색해보니 주방이라는 습한 공간에 저렇게 노출형으로 두는 게 맞나 싶어 괜히 불안해졌다. 사진을 찍어서 확대해 보니 IV 전선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데, 단자가 제대로 쪼여져 있는지 확인할 길도 없고 해서 그냥 마음 한구석에 짐처럼 쌓여 있다.

멀티탭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기

주방 기기가 늘어나면서 결국 문어발식 배선의 유혹을 떨치지 못했다. 처음에는 깔끔한 게 최고라며 2만 원대 필립스 멀티탭 8구짜리를 샀는데, 이게 문제의 시작이었다. 선이 너무 길어서 주방 상판 위가 난장판이 됐다. 예쁜 멀티탭이라고 디자인 보고 산 게 화근이었다. 선정리를 하겠다고 밸크로 타이까지 사서 붙여봤는데, 결국 에어컨이랑 선풍기, 냉장고까지 물려 쓰다 보니 멀티탭 자체가 뜨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당진소방서나 여러 곳에서 문어발식 사용 자제하라고 경고하는 걸 볼 때마다, 내가 지금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밤에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낡은 것과 새것 사이의 불안감

에어컨 실외기 뒤쪽 먼지를 닦아내면서 보니까 벽 콘센트가 좀 누렇게 변해 있었다. 여름철에는 냉방기기 사용이 많아져서 전기화재 위험이 높다는데, 멀쩡해 보이는 콘센트도 10년이 넘으면 교체해야 한다는 말을 어디서 주워들었다. 오스람 T5 조명을 설치하면서 전기선을 좀 만져본 적이 있는데, 그때 느꼈던 그 막막함이 여전하다. 누전차단기 버튼을 눌러보긴 했지만, 이게 정말 제때 작동할지 누가 보장하겠나. 해외여행 가서 썼던 어댑터가 하나 굴러다니는데, 이게 오히려 이런 고전력 기기에 꽂혀 있는 건 아닌지 한번씩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비용과 안전 사이의 줄타기

전기 기사를 부를까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니다. 출장비가 보통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라는데, 사실 콘센트 하나 갈고 전체 점검받는 게 당장의 안전을 생각하면 비싼 건 아니다. 그런데 막상 사람을 부르려고 하면 ‘이게 정말 고장 난 건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당장 불이 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고성능 멀티탭으로 교체하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아예 전원을 뽑아버리는 게 정답인가 싶기도 하다. 이 작은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큰돈을 써야 하나, 아니면 그냥 조심하며 사는 게 최선일까.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매일 아침 출근길에 환풍기 위 콘센트를 한 번씩 쳐다보고 나온다. 그냥 무사히 여름만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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