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서 떨어진 먼지 때문에 시작된 일
거실 천장에 달린 LED등 하나가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전구만 갈면 되는 줄 알았다. 작년에 마트에서 사둔 LED 모듈이 있어서 그거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막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예전에 살던 집에서는 그냥 나사 몇 개 풀면 끝이었는데, 여기는 등기구 자체가 천장에 완전히 밀착되어 있어서 배선을 건드리지 않고는 도저히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예전에 전기산업기사 필기 공부를 잠깐 하겠다고 책을 펼쳤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배운 기초 지식은 이런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역시 이론과 실제는 달랐다.
낡은 배선과 예상치 못한 난관
결국 차단기를 내리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등기구를 떼어내자마자 벽지 안쪽에서 삭아버린 전선 피복이 보였다. 이게 꽤 오래된 아파트라 그런지 전선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순간 겁이 덜컥 났다. 여기서 잘못 건드렸다가 불이라도 나면 어떡하지 싶은 걱정이 들었다. 수도전기학원 같은 곳에서 제대로 기술을 배운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바로 원인을 파악하겠지만, 나는 그저 유튜브 영상을 몇 번 보고 달려든 아마추어일 뿐이었다. 전선을 꼬아서 연결하는 것조차 손이 떨려서 한참을 낑낑댔다. 중고 모터나 다른 전기 부품을 다룰 때도 이 정도로 조심스럽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천장 위쪽은 공간이 좁아서 그런지 작업 자체가 너무 불편했다.
콘센트 교체까지 이어지는 삽질
LED등 하나 교체하는 데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기왕 사다리를 탄 김에 평소 눈에 가시였던 부엌 쪽 콘센트도 교체하기로 마음먹었다. 콘센트 커버를 벗겨보니 안쪽 단자가 녹아있는 게 보였다. 근처 철물점에서 5,000원 정도 주고 사 온 콘센트로 교체했는데, 생각보다 나사 구멍이 맞지 않아서 한참을 깎아냈다. 이게 맞는 제품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만, 이미 사 왔으니 어떻게든 달아야 했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손가락 끝은 따끔거렸다. 전기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장갑을 껴야 한다고 들었는데, 얇은 목장갑 하나 끼고 하려니 세밀한 조작이 어려워서 결국 벗어던지고 맨손으로 나사를 돌렸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이었다.
기술자들의 노고를 새삼 깨닫게 된 이유
작업을 다 마치고 나서 차단기를 다시 올렸을 때 불이 들어오는 걸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개운함보다는 묘한 불안감이 남았다. 내가 제대로 연결한 게 맞는지, 나중에 쇼트가 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됐다. 사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지인이 전기공사 쪽이 잔업도 많고 몸이 힘들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단순히 등을 다는 일도 이렇게 진이 빠지는데, 매일 현장에서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을 하는 걸까. 어설픈 지식으로 덤볐다가 나중에 더 큰 비용을 들여서 수리를 불러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찝찝함
결국 LED등은 켜졌지만, 천장 몰딩과 등기구 사이의 틈새가 완벽하게 메워지지 않았다. 나중에 실리콘이라도 쏴야 할 것 같은데, 그건 또 엄두가 나지 않는다. 작업을 마치고 나서 주변을 정리하는데, 방구석에 쌓아둔 공구함이 왠지 모르게 무겁게 느껴졌다. 다음에 또 무언가 고장 나면 스스로 고치기보다는 차라리 사람을 부르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당장 어두운 거실에서 벗어난 것에 만족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이 불안함을 안고 계속 살아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은 그냥 며칠 더 지내보면서 전선에 열이 오르지는 않는지 확인해 볼 생각이다. 분명히 다 끝냈는데도 어딘가 찜찜한 기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벽지 안쪽 전선 피복이 삭아서 그런 거였군요. 오래된 아파트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저도 얼마 전에 비슷한 경험 때문에 등기구 교체가 엄청 복잡하게 느껴졌어요. 배선 밀착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답답하더라고요.